건강

서울 수돗물 ‘아리수’, 그냥 마셔도 괜찮을까?

kibiz 2025. 5. 6. 09:46

서울 시민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이름, ‘아리수’(Arisu). 이는 서울시가 공급하는 수돗물의 공식 브랜드로, 한강 물을 원수로 삼아 정수 처리하여 공급되는 고품질 수돗물입니다. 과연 아리수는 그대로 마셔도 건강에 안전한 물일까요? 그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입니다. 그러나 이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질 기준, 관리 체계, 시민 인식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아리수의 수원과 정수 처리 과정

서울시의 아리수는 주로 한강의 팔당호와 강 상류 지역의 원수를 원천으로 사용합니다. 이 물은 서울시 산하의 6개 정수센터(광암, 암사, 뚝도, 구의, 영등포, 강북)에서 고도 정수 처리 과정을 거쳐 가정과 식당, 학교 등으로 공급됩니다.

정수 과정은 일반적인 침전, 여과, 소독을 포함하며, 일부 시설은 고도 처리 방식으로 입상활성탄(GAC), 오존 살균, 자외선 처리 등을 사용합니다. 특히 오존과 자외선을 병행하는 방식은 국내에서 가장 엄격한 처리 방식 중 하나로, 미세한 유기물질이나 냄새 원인 물질까지 제거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2. 수질 기준과 검사 체계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아리수의 수질을 국가 기준(먹는물 수질 기준)보다 더 엄격하게 자체적으로 관리합니다. 법정 기준 항목 59개 외에도 자체적으로 100여 개 항목에 대해 정밀 분석을 수행합니다. 이 항목에는 다음이 포함됩니다:

  • 대장균, 납, 수은, 비소 등 중금속
  • 페놀, 클로로포름 같은 유기오염물질
  • 농약 및 제초제 잔류물
  • 색도, 탁도, 냄새, 맛 등 감각적 요소

2023년 기준으로 아리수의 수질은 99.9% 이상 항목에서 기준 이하 수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환경보호청(EPA) 기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서울 정수장
서울의 수돗물 정수장


3. 서울시의 수질 정보 공개와 시민 참여

서울시는 ‘아리수 사이버 홍보관’ 및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매월 수질 검사 결과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돗물 시음 행사, 정수센터 견학 프로그램, 시민 참여 수질 모니터링단 등을 운영해 시민의 신뢰 회복과 투명성 제고에 힘쓰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특히 **‘우리집 수돗물 안심확인제’**를 운영 중인데, 시민이 직접 신청하면 수질검사원이 방문하여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수돗물을 채수하고 분석해 무료로 검사 결과를 제공합니다. 이는 시민 개개인이 직접 수돗물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제도입니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수기 사용률은 왜 높을까?

서울시와 전문가들이 “아리수는 그냥 마셔도 안전하다”고 말하지만,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정수기나 생수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도 존재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배관 노후화: 아무리 정수장에서 깨끗한 물이 공급되어도, 아파트나 건물 내부의 오래된 배관을 통해 오는 과정에서 이물질, 녹물, 냄새 등이 섞일 수 있음
  • 심리적 불신: 예전에 서울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건(인천 2019)**이나, 외국 사례 등이 반복적으로 언론에 보도되며 수돗물에 대한 불안 심리가 내재됨
  • 맛과 냄새 민감성: 클로린(잔류 염소)의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으며, 생수나 정수기의 무취무미에 익숙해진 현대인의 감각 차이도 무시할 수 없음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정수기 사용률이 높은 편이지만, 사실 정수기 역시 필터 교체나 위생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아리수를 그대로 마시는 것이 건강상으로는 더 안전한 경우도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5. 국제 비교: 세계 주요 도시와의 수돗물 품질 비교

  • 서울 아리수: WHO 기준 준수 + 자체 관리 강화 + 고도 정수 처리
  • 도쿄 수돗물: 맛과 품질에서 세계 최고 수준 평가, 수도국에서 생수로도 판매
  • 뉴욕 수돗물: 깨끗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유명, 병입 수돗물 판매도 활발
  • 런던 수돗물: 석회질이 많아 경수(硬水) 성격, 맛은 다소 강함

이처럼 서울의 아리수는 세계적으로 보아도 매우 높은 수준의 수질을 갖추고 있으며, 단순히 음용 가능할 뿐 아니라 맛, 안전성, 관리 시스템 면에서 매우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결론: 아리수, “그냥 마셔도 안전한 물”

서울시의 수돗물 아리수는 고도 정수 처리와 철저한 수질 관리 체계 덕분에 그냥 마셔도 안전한 수준의 물입니다. 특히 정수장에서 나오는 직수는 생수 못지않은 품질을 자랑하며, 환경 측면에서도 플라스틱 생수병을 줄이는 지속가능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아파트 배관 상태나 수도꼭지의 위생 상태에 따라 일부 미세 오염 가능성이 있으므로, 아침 첫 물은 약간 흘려보낸 뒤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