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올림픽공원 야생동물의 겨울나기
kibiz
2025. 12. 3. 10:57
서울의 주요 도심 공원 중 하나인 올림픽공원은 시민들의 휴식 공간일 뿐만 아니라, 청딱다구리, 직박구리, 꿩, 다람쥐, 청설모, 너구리, 길고양이, 그리고 유기된 토끼 등 다양한 야생동물들의 소중한 서식지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이들 동물은 생존을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추위와 먹이 부족에 대처하는 놀라운 월동 전략을 펼칩니다.
1. 포유류의 월동 전략
올림픽공원에 서식하는 포유류들은 주로 동면과 겨울잠, 또는 털갈이와 먹이 저장을 통해 겨울을 납니다.
1) 다람쥐와 청설모 (준비된 활동가)
- 전략: 이들은 완전한 동면을 하는 것이 아니라, 추위가 심할 때만 잠에 들고 기온이 오르거나 배가 고프면 깨어나는 불완전한 동면(semi-hibernation) 또는 **겨울잠(winter sleep)**을 잡니다.
- 대처:
- 먹이 저장: 가을철에 도토리, 밤, 견과류 등 고열량 먹이를 부지런히 모아 땅속이나 나무 굴에 저장해 둡니다. 겨울에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이 저장해 둔 먹이를 찾아 먹고 다시 잠을 청합니다.
- 보금자리 마련: 안전하고 따뜻한 나무 구멍이나 땅속 굴을 보금자리로 삼고, 나뭇잎이나 마른 풀 등을 깔아 단열 효과를 높입니다.
- 털갈이: 겨울을 대비해 털갈이를 하여 털을 더 굵고 빽빽하게 만들어 보온력을 극대화합니다.
2) 너구리 (비동면 활동가)
- 전략: 너구리는 곰이나 다람쥐처럼 깊은 동면을 하지 않고 겨울 내내 활동하지만, 다른 동물들에 비해 활동량을 최소화하고 추위를 피합니다.
- 대처:
- 동면 굴 이용: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혹한기에는 땅속 굴이나 바위 틈 같은 안전한 보금자리에 머물며 잠을 자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 가을철 체지방 축적: 가을 동안 왕성하게 먹이를 섭취하여 체지방을 두껍게 축적합니다. 이 지방층은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먹이가 부족한 겨울 동안 에너지를 제공합니다.
- 먹이 활동: 밤이 되면 먹이를 찾아 나서지만, 눈이 많이 오거나 너무 추운 날에는 굴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3) 길고양이 (도시 생존자)
- 전략: 도시 공원의 길고양이들은 인간의 도움(TNR 및 밥자리)에 의존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체온 유지와 은신처 확보가 가장 중요합니다.
- 대처:
- 은신처 활용: 건물 틈, 지하 주차장, 수풀 속, 또는 시민들이 제공하는 길고양이 급식소(Cat Shelter) 등을 이용해 추위를 피합니다. 몸을 웅크려 체표면적을 줄이고 체온 손실을 최소화합니다.
- 새끼 보호: 특히 새끼를 낳은 어미 고양이는 겨울철 새끼를 따뜻하게 보호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확보하는 데 집중합니다.
- 먹이: 음식물 쓰레기나 시민들이 주는 사료에 의존하지만, 겨울철에는 이마저도 얼거나 찾기 어려워져 생존에 큰 위협이 됩니다.

4) 토끼 (유기 동물 생존)
- 전략: 올림픽공원의 토끼는 유기된 개체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야생 토끼와 달리 야생 적응력이 낮아 겨울나기가 특히 더 어렵습니다.
- 대처:
- 보금자리: 풀이 무성한 곳이나 낮은 덤불 아래에 얕은 굴을 파거나 숨어 지냅니다.
- 먹이: 건초나 마른 풀을 뜯어 먹지만, 눈이 많이 오면 먹이를 찾기 힘들어집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이 주는 먹이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2. 조류의 월동 전략
올림픽공원의 조류는 크게 텃새와 철새로 나뉘어 겨울을 납니다.
1) 텃새 (청딱다구리, 직박구리, 박새, 꿩 등)
- 전략: 이동하지 않고 공원에 머무르며 먹이 찾기 난이도 증가에 대처하고 체온 유지를 위해 노력합니다.
- 대처:
- 털 부풀리기 (단열): 추울 때 깃털 사이에 공기를 넣어 부풀려 단열층을 형성하고 체온 손실을 막습니다. 마치 두꺼운 패딩을 입는 것과 같습니다.
- 먹이 섭취: 평소보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므로, 곤충 알, 나무 열매, 씨앗 등을 찾아 끊임없이 활동합니다. 딱따구리류는 나무껍질 속에 숨어있는 벌레나 애벌레를 파먹으며 단백질을 보충합니다.
- 군집 생활: 일부 텃새는 추위를 이기기 위해 밤에 함께 모여 잠을 자기도 합니다.
2) 겨울 철새 (청둥오리, 고니 등)
- 전략: 추위를 피해 시베리아 등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해 올림픽공원 내 습지나 수로 등에서 겨울을 납니다.
- 대처:
- 개방 수면 이용: 공원 내 연못이나 호수가 얼지 않은 곳을 찾아 휴식을 취하고 먹이 활동을 합니다. 물속의 수생식물이나 작은 물고기, 곤충 등을 먹습니다.
- 무리 생활: 포식자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고, 체온 유지를 돕기 위해 큰 무리를 지어 생활합니다.
3. 양서류 및 파충류의 월동 전략
개구리, 두꺼비, 뱀 등은 올림픽공원의 수로와 습지 주변에 서식하며, 이들은 진정한 동면을 합니다.
- 전략: 신진대사율을 극도로 낮추고, 추위를 피해 깊은 잠에 듭니다.
- 대처:
- 개구리/두꺼비: 대부분 땅속 깊이 파고 들어가거나, 연못 바닥의 진흙 속에서 동면합니다. 땅속은 기온 변화가 적어 안전하게 겨울을 날 수 있습니다.
- 뱀: 바위틈, 나무뿌리 아래, 혹은 다른 동물이 파놓은 굴 등 비교적 따뜻하고 안정적인 장소를 찾아 깊은 동면을 합니다. 여러 마리가 한곳에 모여 동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약 및 중요성
올림픽공원의 동물들은 도시 환경이라는 제약 속에서도 수백,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본능적인 전략을 동원하여 추운 겨울을 이겨냅니다. 먹이 저장, 체지방 축적, 털갈이, 은신처 마련, 그리고 동면 및 철새 이동 등 이들의 월동 방식은 자연의 경이로움을 보여주며, 도시 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시민들의 무분별한 먹이 주기는 동물의 야생성을 해치거나 건강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공원 측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겨울철에는 야생동물들의 은신처를 방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